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이소 화장품은 “싸긴 하는데, 성분이나 품질은 잘 모르겠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최근 1년 사이 다이소에서 팔린 기초·색조 화장품 매출이 33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그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건 10·20대만이 아닙니다. “어머, 이게 3000원이야?”라고 말하며 장바구니를 채우는 50~60대 중장년층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국내 가성비 뷰티 시장의 중심이 드러그스토어나 로드샵에서 다이소로 옮겨가는 모양새입니다. 단순히 가격이 싸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이 정도면 충분히 좋다”는 경험이 쌓이면서, 다이소는 어느새 ‘테스트용 저가 화장품’에서 ‘꾸준히 쓰는 메인 스킨케어’로 올라섰습니다.
1. 1년 새 두 배 이상… 숫자로 보는 다이소 뷰티 성장
데이터 분석업체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9월 기준) 다이소에서 판매된 기초·색조 화장품 구매 추정액은 약 3376억 원.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기초 화장품 구매 추정액이 약 2555억 원으로, 성장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기초 제품군에서는 다음 네 가지 라인이 특히 강세입니다.
- 에센스·세럼
- 마스크·팩
- 크림
- 스킨·토너
이 중에서도 크림과 스킨·토너의 성장 폭이 더 컸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사용하는 기본 제품에서 매출이 뛰었다는 것은, 소비자가 “싸지만 믿고 쓸 만하다”라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2. ‘세컨드 브랜드’ 전략이 만든 신뢰, 다이소는 테스트베드에서 메인으로
예전에는 기초 화장품일수록 브랜드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기왕 바르는 거, 유명 브랜드로”라는 인식이 강했죠. 그런데 최근에는 여러 뷰티 브랜드가 다이소 전용 세컨드 브랜드를 만들어 입점시키고 있습니다.
구조는 간단합니다. 기존 브랜드의 노하우와 성분 기획을 바탕으로, 패키지와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방식입니다. 소비자는 “브랜드에서 만든 세컨드 라인”이라는 심리적 안정감 덕분에 자연스럽게 손을 뻗게 됩니다.
이렇게 다이소는 고가 스킨케어를 사기 전에 먼저 써보는 ‘테스트베드(리트머스 소비)’ 역할을 하게 되었고, 사용 경험이 좋으면 곧바로 메인 루틴으로 편입됩니다. 한 번 써보고 괜찮으면 “굳이 더 비싼 걸 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뒤따릅니다.

3. 60대까지 사로잡은 비결, ‘가성비’보다 중요한 건 체감 효능
흥미로운 변화는 다이소 뷰티의 성장세를 이끄는 계층이 시니어 세대라는 점입니다. 실제 판매 데이터를 보면 최근 1년간 60대를 중심으로 한 고 연령층 구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60대는 단순 유행이 아니라, “내 피부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가장 먼저 따집니다. 비싼 제품을 한 번 들이는 것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꾸준히 바를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3000~5000원대의 다이소 크림과 토너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바르기에 부담이 적고, 건조함이 줄거나 피부결이 부드러워지는 체감이 있다면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즉, 다이소 화장품이 선택받는 이유는 “싸서가 아니라, 싸지만 내 피부에 먹힌다는 경험” 때문입니다.

4. ‘다이소템=저가+저품질’ 편견은 왜 깨졌나
한동안 다이소템은 “싼 대신 퀄리티는 감안하고 쓰는 제품”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요즘 소비자 인식은 꽤 달라졌습니다.
첫째, 다이소가 직접 품질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분, 안전성 검증을 통과한 제품만 입점시키고, 제형과 사용감에 대한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하면서 제품 퀄리티가 꾸준히 개선되었습니다.
둘째, 국내 제약사와의 협업이 늘었습니다. 제약사 전용 화장품·더마 라인이 다이소에서 판매되면서 “성분은 믿을 수 있겠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셋째, SNS 후기와 뷰티 커뮤니티의 역할입니다. 저렴하지만 만족도가 높은 제품은 자연스럽게 바이럴을 타고, “이 가격에 이 정도면 대박”이라는 평가가 쌓이면서 편견이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5. MZ세대부터 60대까지, ‘리트머스 소비’가 일상이 되다
요즘 소비자들은 고가 화장품을 덜 쓰는 게 아니라, “신중하게 고가를 고르고, 중저가를 함께 섞어 쓰는” 방식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이소 화장품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 고가 화장품의 테스트베드 – 비슷한 성분의 저가 제품을 먼저 써본 뒤, 정말 필요할 때 고가 제품을 선택
- 서브 루틴 전담 – 토너, 수분크림, 수딩 젤 등 “많이 쓰는 제품”을 책임지는 포지션
- 가족 공유템 – 부모·자녀가 함께 쓰는 기본 보습템으로 자리잡음
특히 50~60대는 “그동안 브랜드 값에 너무 많은 비용을 쓴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다이소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면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이때 생기는 심리적 만족감은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내가 소비를 잘하고 있다”는 자기 효능감에 가깝습니다.
6. 앞으로의 다이소 뷰티, 어디까지 갈까
지금 흐름만 보면 다이소는 단순 화장품 판매를 넘어 국내 가성비 뷰티 생태계의 허브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 더 많은 중소 브랜드와 제약사가 다이소 전용 라인을 출시할수록 ▸ 소비자는 더 다양한 성분과 제형을 저렴하게 경험하게 되고 ▸ 그중 살아남은 제품은 “국민 가성비 크림”, “국민 토너”로 자리 잡게 됩니다.
결국 다이소 화장품의 의미는, “저가 코너에 진열된 보조 제품”이 아니라 “연령과 소득을 가리지 않고 선택되는 새로운 기준점”이라는 점입니다.
7. 소비자를 위한 현실적인 사용 팁
1) 첫 구매라면 ‘기초 3종’부터
다이소 뷰티를 처음 써본다면, 스킨/토너 – 크림 – 마스크팩 정도로 간단히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이 세 가지에서 자극이 없고 보습감이 괜찮다면, 이후 세럼·아이크림 등으로 넓혀가면 됩니다.
2) 성분표는 한 번쯤 꼭 확인
저가라고 해서 성분을 대충 봐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평소 민감하게 반응했던 성분(향료, 특정 보존제 등)이 있다면 제품 뒷면 성분표를 확인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메인 루틴 vs 실험용’ 구분하기
피부 기초를 책임지는 부분(토너·크림)은 한 번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으면 꾸준히 쓰는 것이 좋고, 색조나 특수 기능성은 여러 제품을 시험해 보면서 나에게 맞는 조합을 찾아가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8. 정리 – 싸서가 아니라, 써보니 괜찮아서
다이소 화장품의 인기는 “저렴하기 때문”이 아니라, “싸도 충분히 괜찮다”는 경험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경험은 세대와 소득을 가리지 않고, 20대 학생부터 60대 엄마, 70대 시니어까지 자연스럽게 퍼지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고가 화장품과 함께 쓰는 서브 루틴으로, 어떤 이는 가계 부담을 줄이는 메인 스킨케어로 다이소를 선택합니다. 분명한 건, 한국 뷰티 시장에서 “가성비와 실질 효능”의 균형을 보여주는 대표 무대가 바로 다이소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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