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화성 동탄의 한 대형마트. 사람들이 바삐 오가는 푸드코트 한쪽, 맨발의 노숙인이 서 있었다. 식사를 주문해 기다리던 30대 부부는 그 노숙인에게 다가갔다. “아버지, 식사하셨어요? 쌀국수 한 그릇 어떠세요?” 그들의 질문은 단순한 호의가 아니었다. 15년 넘게 이어온 ‘생활 속 나눔’의 연장선이었다.
🌱 결혼 비용 아껴 우간다에 학교를 세운 부부
부부의 이름은 송주현(37) 목사와 나은비(34) 사모. 두 사람은 2015년 결혼 비용을 줄여 아프리카 우간다에 학교를 세웠다. 대학 강당을 무료로 빌려 결혼식을 올리고, 예식 비용과 친구들의 축의금을 모아 마련한 3000만 원이 학교 건립 재원이 됐다. 이 학교에는 지금도 매년 200명 이상의 아이들이 공부한다. 이 이야기는 단순 자선이 아니라, 삶을 설계하는 방식이었다.
사람들이 대부분 “결혼은 내 인생의 시작”이라 말할 때, 두 사람은 “결혼은 누군가를 더 품는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 독특한 철학은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온라인에 공유된 최근의 선행 역시 ‘보여주기’가 아니라 ‘일상’으로 받아들여졌다.

🍜 동탄 마트에서 벌어진 일 — “신발이랑 양말, 꼭 사드리자”
지난 11월 7일 저녁, 부부는 세 딸을 데리고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주문했다. 그때 한 노숙인이 테이블 옆에 서 있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그 사람은 맨발이었다. 나 사모는 글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남편과 눈이 마주쳤다. ‘신발이랑 양말 사드리자’. 이럴 때 우리는 늘 일심동체다.”
남편 송 목사는 조심스레 다가가 발 사이즈를 물었고, 노숙인은 활짝 웃으며 연신 “고맙다”라고 말했다. 부부는 신발과 양말을 사서 건넸고, 따뜻한 쌀국수 한 그릇을 함께 나눴다. 이 장면은 SNS에 올라와 단 하루 만에 300만 명 이상이 지켜봤다. “보여주기식” “선행 자랑”이라는 비판은 단 한 줄도 없었다.
💬 왜 그럴까 — “이들은 결혼 전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송 목사와 나 사모는 20대 연애 시절부터 노숙인·독거노인·다문화 가정을 꾸준히 도왔다. 부산에서는 ‘나눔 커뮤니티’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7년간 봉사했고, 결혼 이후에도 그 철학은 이어졌다.
2023년 설립한 ‘우리는 교회’ 역시 매달 예배 대신 봉사를 떠난다. 노숙인에게 담요를 건네고, 필리핀 지역 학교를 건립하고, 암 투병 중인 사모를 위해 1400만 원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경제적 여유가 풍족한 교회가 아니었다. 성도 대부분이 20–30대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 부부를 의심하지 않았다. 이들의 선행은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적 습관이었기 때문이다. 그 습관은 결혼 1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 10주년 결혼기념일… “우리는 우리 다운 하루를 보냈어요”
놀라운 점은 이 날이 바로 결혼 10주년이었다는 사실이다. 부부는 기념일을 잊고 노숙인 봉사를 한 뒤에야 깨달았다. 다음 날 송 목사는 집회 이동 중, 꽃다발과 함께 아내에게 편지를 건넸다.
“결혼 10주년을 잊고 지나갔지만, 그 순간에도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게 우리다.”
이 한 장의 편지는 수많은 댓글을 불러왔다. “사람이 사람을 돕는 방식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요.” “이 부부를 오래 지켜봤는데, 보여주기식이 아닙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댓글 하나:
“당신들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합니다. 그것은 신발을 선물 받은 그분의 날이었겠죠.”
🌍 선행은 ‘이벤트’가 아니라 ‘습관’ 일 때 전염된다
사회는 선행을 의심하는 데 익숙하다. 카메라를 켠 순간, 선행은 마케팅이 된다. 하지만 15년간 같은 방식으로 살아온 이 부부에게 사람들은 의심을 거두고 대신 응원을 보냈다. 선행은 ‘일회성 퍼포먼스’ 일 때 의심받지만, ‘삶의 방식’ 일 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날 부부가 건넨 건 신발 한 켤레와 따뜻한 식사 한 끼였다. 하지만 온라인 300만 명이 눈물을 흘린 이유는 그 너머에 있었다. 그 신발은 단 1회의 선물이 아니라, 15년 동안 쌓여온 사랑의 흔적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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