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5원짜리 동전주가 60만 원 국민주로… SK하이닉스의 역전 드라마는 계속된다
한때 ‘125원짜리 동전주’라 불리며 시장의 외면을 받던 SK하이닉스가 지금은 한국 증시의 대표 기업이 되고 있다. 주가가 20여 년 만에 약 230배 상승하며, 한국 MZ세대와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회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이 극적인 역전 스토리는 단순한 반등이 아니다. 부도 위기, 매각 위기, 구조조정, 치킨게임, 기술 패권 전쟁을 모두 겪으며 기적처럼 다시 일어선, 말 그대로 한국 산업사의 교과서 같은 여정이다.
특히 AI 시대를 맞아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고대역폭 메모리)가 전 세계 기술 생태계의 중심에 서면서 SK하이닉스의 역전 드라마는 현재 진행형이 되었다.
📉 125원짜리 ‘국민 동전주’…도저히 살아날 기미가 없던 시절
2000년대 초반, 현대전자의 부도 위기 속에서 탄생한 하이닉스는 엄청난 부채와 적자를 안고 출범했다. 현대그룹 내부의 혼란, IMF 이후 구조조정, 반도체 가격 폭락이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하이닉스는 실패한 기업의 전형”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당시 하이닉스 주가는 현재 기준 2600원 수준. 증자와 분할 영향까지 고려하면 실제 체감 가는 125원에 불과했다. ‘국민 동전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이 시기 기업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하이닉스는 반드시 해외에 매각해야 한다.”
📌 매각 직전까지 갔던 회사…마이크론 인수 논의도 있었다
2002년, 하이닉스 경영진은 미국 마이크론과 약 40억 달러(약 4조원)에 매각하는 안을 이사회에 올렸지만 이사회는 이를 부결시킨다. 노조, 경영진, 이사회가 모두 “독자생존”에 뜻을 모은 것이다.
이후 하이닉스는 워크아웃에 돌입하고, 돈을 빌려줬던 은행들이 주주가 되며 “은행이 주인인 기업”으로 운영되기 시작한다.
은행 출신 CEO는 극단적인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을 통해 하이닉스를 3년 만에 흑자전환시키고, 워크아웃 졸업까지 성공시킨다. 그리고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에서도 2위까지 올라선다.
💸 SK그룹 인수… 역전 드라마의 ‘터닝 포인트’
2000년대 후반, 하이닉스는 다시 위기에 빠진다. 반도체 가격 폭락으로 ‘2차 치킨게임’이 벌어지며 하이닉스는 또다시 존폐 위기에 몰렸다.
이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SK그룹이다. 2011년 SK그룹은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회사는 결정적 전환점을 맞는다.
1) SK텔레콤의 자금력으로 재무 안정
SKT의 높은 현금창출력 덕분에 하이닉스는 신용등급이 올라가고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졌다. 이후 SK는 대규모 증자를 통해 2012~2013년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가능하게 했다.
2) 엔지니어 중심의 기업문화 구축
은행 소유 시절, 하이닉스의 조직은 기술자들이 주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SK 인수 이후 처음으로 엔지니어 출신 CEO가 등장하며 기업문화가 완전히 바뀐다.
부서 간 경쟁보다 협업·토론·신뢰가 중심이 되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이것이 훗날 HBM 개발과 성공의 핵심 기반이 된다.
🚀 세계 최초로 만든 HBM…그러나 주도권은 삼성에게 빼앗겼다
사실 HBM을 최초로 만든 회사는 SK하이닉스다. 2013년 AMD의 요청으로 개발한 HBM은 당시에는 게임용 GPU에 쓰일 정도였고 지금과 같은 AI 시대의 핵심 메모리라는 인식은 없었다.
그러나 AMD가 당시 시장에서 실패하면서 HBM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엔비디아는 HBM2를 삼성전자에 요청한다.
이때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HBM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간다.
SK하이닉스가 만든 기술이 삼성의 제품에 뒤처지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 2018년, 반전의 기회가 찾아오다
삼성이 HBM팀을 축소하면서 HBM 시장에서 일종의 ‘공백’이 생긴다. 하이닉스 내부에서도 “HBM은 시장성이 낮다”는 회의론이 나왔지만 엔지니어들은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AI가 커지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HBM은 언젠가 큰 시장이 된다.”
이 확신은 결국 SK하이닉스를 HBM3·HBM3E의 세계 1위 공급사로 만든다.
💥 2023~2025년 AI 대폭발… SK하이닉스의 시대가 열리다
챗GPT 등장 이후 세계는 AI 시장에 불꽃처럼 뛰어들었다. 그리고 모든 GPU 회사가 공통적으로 내뱉은 말은 이것이었다.
“HBM을 가장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회사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SK하이닉스였다.”
엔비디아는 2023년 이후 폭증하는 GPU 수요를 맞추기 위해 SK하이닉스에 HBM 주문을 몰아넣었다. 그 누구보다 준비가 빨랐던 회사가 결국 시장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 2023년: -7조원 손실
- 2024년: 23조원 영업이익
- 2025년: 40조원 이상 예상
이라는 말도 안 되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 HBM 개발의 숨은 영웅들
SK하이닉스의 기술 도약에는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초기 HBM 개발을 이끈 이재진 팀장은 HBM의 열·품질 안정성을 결정짓는 MR-MUF 공정 로드맵을 제시한 인물이다.
HBM이 10년 만에 다시 빛을 보고 AI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엔지니어들의 긴 호흡과 도전 정신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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