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태국 바트화 강세, 여행객·수출업계에 충격…왜 베트남으로 발길을 돌릴까?

by thisdaylog 2025. 9. 24.
반응형

2025년 가을, 동남아시아 여행을 계획한 한국인들 사이에서 “태국 대신 베트남을 간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로 태국 바트화의 ‘이상 급등’ 때문입니다.
달러 대비 연초 대비 약 8% 오른 바트화는 최근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환율 변동이 아닌, 관광·수출·투자 등 태국 경제 전반에 복합적인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바트화 급등의 원인, 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관광객이 베트남으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바트화 강세의 표면적 원인: 금 거래

태국은 개인 간 금 거래가 활발한 국가로, 금값이 오르면 사람들이 보유한 금을 국제 시장에 팔아 달러를 벌어들이는 구조입니다.

  • 확보한 달러는 다시 태국 내에서 바트화로 환전 → 바트화 수요 증가 → 자연스럽게 환율 강세
  • 금세공 기술 발달로 금은 단순 귀금속이 아닌 ‘사실상 수출품’처럼 취급
    2025년 국제 금값이 폭등하면서 이런 거래가 크게 늘었고, 그 결과 바트화 가치는 단기간에 치솟았습니다.

2. 진짜 원인? 불법 자금 유입 의혹

전문가들은 금 거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례적인 강세’라며 다른 요인을 지목했습니다.

  • 동남아 기반 범죄 조직들이 불법 암호화폐를 태국으로 들여와 바트화로 환전
  • 이후 금·부동산 같은 안전 자산을 매입 → 돈세탁 루트로 활용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태국 국제수지 통계의 ‘순오차 및 누락(NEO)’입니다.
  • 2023년: 1,804억 바트
  • 2024년: 5,308억 바트 (3배 폭증)
    비정상적인 증가폭은 지하경제 혹은 불법 자금 유입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3. 강한 바트화의 직격탄: 관광 산업

태국 GDP의 18%는 관광업에서 나옵니다. 한국(약 3%)과 비교하면 엄청난 비중이죠. 그러나 환율이 오르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태국 여행이 ‘비싸진 선택’이 되었습니다.

  • 태국 관광청(TAT): 2025년 1월~9월 외국인 관광객 2,345만 명 → 전년 대비 7.44% 감소
  • 특히 미국 달러 약세와 맞물려 미국인 관광객 수는 5월 이후 줄어드는 추세
  • 관광 수입은 목표 대비 15~17% 감소 전망

이 공백을 노린 인접국 베트남은 저가 항공편 확대, 비자 완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관광객을 흡수했습니다. 연간 약 1,400만 명의 외국인을 끌어들이며 태국의 대체지로 급부상했습니다.


4. 수출 산업에도 그림자

환율이 오르면 태국산 제품은 국제 시장에서 더 비싸게 팔립니다. 이는 곧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집니다.

  • 자동차, 전자부품, 농산품 등 태국 주력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짐
  • 제조업 전반에 악영향 → 고용과 투자 위축 가능성
    관광업과 수출업이라는 태국 경제의 ‘양대 축’이 동시에 흔들리는 셈입니다.

5. 태국 정부의 대응

새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은 취임 직후 “바트화 강세와의 전쟁”을 선언했습니다.

  • 다부처 공동 대응팀 구성 (재무부·중앙은행·증권거래위원회 등)
  • 대책: 금 거래에 세금 부과, 금 거래 시 달러 결제 의무화 → 바트화 환전 수요 억제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불법 자금 유입 차단 없이는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6. 한국 여행객 입장에서의 의미

  • 환율 부담: 태국 여행 비용 ↑, 베트남·일본·중국 같은 대체지 매력 ↑
  • 소비 트렌드 변화: 가성비 여행지로 발길 이동, 항공권·숙박 수요 재편
  • 투자 시사점: 환율 변동성이 큰 동남아 시장에서 안정 자산(금, 달러) 수요 강화

결론

태국 바트화의 ‘나 홀로 강세’는 단순한 환율 상승이 아닌, 금 거래·불법 자금 유입·국제 금융 흐름이 얽힌 복합 위기입니다. 이로 인해 관광업과 수출업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으며, 인접국 베트남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 여행객 입장에서는 당분간 태국 대신 베트남·일본·중국이 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태국 정부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바트화 강세는 관광객 감소와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