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을, 동남아시아 여행을 계획한 한국인들 사이에서 “태국 대신 베트남을 간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로 태국 바트화의 ‘이상 급등’ 때문입니다.
달러 대비 연초 대비 약 8% 오른 바트화는 최근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환율 변동이 아닌, 관광·수출·투자 등 태국 경제 전반에 복합적인 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바트화 급등의 원인, 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관광객이 베트남으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바트화 강세의 표면적 원인: 금 거래
태국은 개인 간 금 거래가 활발한 국가로, 금값이 오르면 사람들이 보유한 금을 국제 시장에 팔아 달러를 벌어들이는 구조입니다.
- 확보한 달러는 다시 태국 내에서 바트화로 환전 → 바트화 수요 증가 → 자연스럽게 환율 강세
- 금세공 기술 발달로 금은 단순 귀금속이 아닌 ‘사실상 수출품’처럼 취급
2025년 국제 금값이 폭등하면서 이런 거래가 크게 늘었고, 그 결과 바트화 가치는 단기간에 치솟았습니다.
2. 진짜 원인? 불법 자금 유입 의혹
전문가들은 금 거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례적인 강세’라며 다른 요인을 지목했습니다.
- 동남아 기반 범죄 조직들이 불법 암호화폐를 태국으로 들여와 바트화로 환전
- 이후 금·부동산 같은 안전 자산을 매입 → 돈세탁 루트로 활용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바로 태국 국제수지 통계의 ‘순오차 및 누락(NEO)’입니다. - 2023년: 1,804억 바트
- 2024년: 5,308억 바트 (3배 폭증)
비정상적인 증가폭은 지하경제 혹은 불법 자금 유입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3. 강한 바트화의 직격탄: 관광 산업
태국 GDP의 18%는 관광업에서 나옵니다. 한국(약 3%)과 비교하면 엄청난 비중이죠. 그러나 환율이 오르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태국 여행이 ‘비싸진 선택’이 되었습니다.
- 태국 관광청(TAT): 2025년 1월~9월 외국인 관광객 2,345만 명 → 전년 대비 7.44% 감소
- 특히 미국 달러 약세와 맞물려 미국인 관광객 수는 5월 이후 줄어드는 추세
- 관광 수입은 목표 대비 15~17% 감소 전망
이 공백을 노린 인접국 베트남은 저가 항공편 확대, 비자 완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관광객을 흡수했습니다. 연간 약 1,400만 명의 외국인을 끌어들이며 태국의 대체지로 급부상했습니다.
4. 수출 산업에도 그림자
환율이 오르면 태국산 제품은 국제 시장에서 더 비싸게 팔립니다. 이는 곧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집니다.
- 자동차, 전자부품, 농산품 등 태국 주력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짐
- 제조업 전반에 악영향 → 고용과 투자 위축 가능성
관광업과 수출업이라는 태국 경제의 ‘양대 축’이 동시에 흔들리는 셈입니다.
5. 태국 정부의 대응
새 총리 아누틴 찬위라꾼은 취임 직후 “바트화 강세와의 전쟁”을 선언했습니다.
- 다부처 공동 대응팀 구성 (재무부·중앙은행·증권거래위원회 등)
- 대책: 금 거래에 세금 부과, 금 거래 시 달러 결제 의무화 → 바트화 환전 수요 억제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불법 자금 유입 차단 없이는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6. 한국 여행객 입장에서의 의미
- 환율 부담: 태국 여행 비용 ↑, 베트남·일본·중국 같은 대체지 매력 ↑
- 소비 트렌드 변화: 가성비 여행지로 발길 이동, 항공권·숙박 수요 재편
- 투자 시사점: 환율 변동성이 큰 동남아 시장에서 안정 자산(금, 달러) 수요 강화
결론
태국 바트화의 ‘나 홀로 강세’는 단순한 환율 상승이 아닌, 금 거래·불법 자금 유입·국제 금융 흐름이 얽힌 복합 위기입니다. 이로 인해 관광업과 수출업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으며, 인접국 베트남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 여행객 입장에서는 당분간 태국 대신 베트남·일본·중국이 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태국 정부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바트화 강세는 관광객 감소와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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