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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 집 마련은 그림의 떡?' 서울 30대 무주택 가구 53만 시대, 왜 이렇게까지 어려워졌나

by thisdaylog 2025.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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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30대 청년의 실루엣 일러스트”

 

 

“지금 연봉으로는 서울에 집 사는 게 가능하기는 한 걸까?” 사회 초년생, 30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이렇게 검색창에 물어봤을 겁니다. 통계로도 그런 불안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30대 무주택 가구가 53만 가구에 육박하면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서울 30대 집주인의 수는 줄어들어, 이제는 “집 있는 30대보다 집 없는 30대가 3배 가까이 많은 시대”가 된 셈입니다.

이 글에서는 단순히 숫자를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① 왜 서울 30대 무주택 가구가 이렇게까지 늘었는지, ② 서울과 전국의 격차는 어느 정도인지, ③ 지금 30대가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내 집 마련 전략은 무엇인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서울 30대 무주택 가구 53만 가구,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먼저 통계를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최근 기준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30대(가구주 기준) 무주택 가구는 약 52만 7천 가구입니다. 전년 대비 1만 7천 가구 이상 늘어난 수치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추세입니다.

  • 2015년: 약 47만 5천 가구
  • 2018년: 약 45만 6천 가구까지 감소
  • 2019년 이후: 6년 연속 증가
  • 2022~2024년: 매년 1만 5천~1만 7천 가구 수준으로 증가폭 확대

즉, 한때 줄어들던 무주택 가구가 다시 완만하게 올라가더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급가속 구간에 들어간 모양새입니다.

반대로 서울 30대 주택 소유 가구는 줄고 있습니다. 최근 기준으로 서울 30대 집주인은 약 18만 3천 가구 수준인데, 이것도 전년 대비 7~8천 가구가 줄어든 수치입니다. 2015년 23만 7천 가구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감소하다가 2021년에 잠깐 늘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이제는 20만 선이 무너졌죠.

숫자를 단순화해보면 이렇습니다.

  • 서울 30대 무주택 가구 ≒ 53만
  • 서울 30대 주택 소유 가구 ≒ 18만
  • 무주택 : 유주택 비율 = 약 2.9 : 1

이 말은 곧, 서울에서 30대 가구 세 집을 만나면, 두 집은 전·월세 혹은 부모님 집에 살고, 한 집만 자기 집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2. 30대 주택 소유율, 서울은 25.8%… 전국과 10% p 이상 격차

 

그렇다면 30대가 집을 가진 비율, 즉 주택 소유율은 얼마나 될까요? 서울 기준으로 최근 30대 주택 소유율은 25.8%입니다. 4명 중 1명꼴이죠.

연도별 흐름을 보면 추세가 더 또렷하게 보입니다.

  • 2015년: 33.3%
  • 2020년: 30.9%
  • 2021년: 31.2% (소폭 반등)
  • 2022년: 29.3%
  • 2024년: 25.8% (최저 수준)

전국 단위로 보면 같은 시점 30대 주택 소유율은 36.0%입니다. 서울보다 10%p 이상 높습니다. “대한민국 전체로 보면 30대 셋 중 한 명 이상은 집이 있는데, 서울에선 넷 중 한 명만 집이 있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서울 집중과 서울 중심의 집값 구조가 청년·30대의 내 집 마련을 가장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3. 왜 서울 30대 무주택 가구는 이렇게까지 늘어났을까?

 

① 집값 상승과 전세·월세 부담

서울 아파트 가격은 몇 년간 조정을 겪었다고는 해도, 청년과 30대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전세·월세 가격 역시 함께 올라가면서 “모으기도 전에 나가는 돈”이 커졌고, 주택 가격 대비 소득 비율(PIR)은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월급이 오르는 속도보다 집값과 전·월세가 오르는 속도가 더 빨랐다고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② 강화된 대출 규제와 ‘현금 부자만 가능’이라는 체감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봉은 쌓였는데 대출 한도가 안 나온다”는 30대가 늘었습니다. 특히 서울은 주택 가격 자체가 높기 때문에 “대출 최대한 끌어도 모자라다”는 체감이 강합니다. 이 과정에서, “결국 부모 도움 없는 30대는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거의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자조가 청년층 사이에서 퍼지고 있습니다.

③ 혼인·출산 시기 지연, 1인가구 확대

예전에는 결혼을 계기로 집을 사거나, 최소한 전세라도 ‘둘이 힘 합쳐’ 마련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 자체가 늦어지고, 1인 가구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시대입니다. 서울은 특히 1인 가구가 많은 도시라, 둘이 모아서 집을 사는 구조가 아니라 1인이 혼자 버티며 자산을 모아야 하는 구조가 되면서 주택 소유율이 자연스럽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④ 서울 집중, 하지만 일자리·소득은 ‘반 수도권 이동’ 이 어려운 구조

“집 때문에 수도권 외곽으로 나가자”라고 쉽게 말하지만, 문제는 직장·커리어·인맥·생활 인프라가 여전히 서울에 몰려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집은 조금 싸질 수 있지만, 출퇴근 시간과 기회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많은 30대는 ‘서울에서 전·월세로 살며 커리어를 키울 것인가, 외곽에서 자가를 마련할 것인가’ 사이에서 고민만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그렇다면 30대는 어떻게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워야 할까?

 

현실이 냉혹하다고 해서, “그냥 포기하자”로 끝내버리면 남는 건 불안뿐입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현실을 인정하되, 그 안에서 각자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여기서는 30대가 생각해볼 수 있는 내 집 마련 전략을 몇 가지 축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 ‘언제, 어디까지’ 살 것인지 목표부터 수치로 정의하기

漠然하게 “언젠가 서울 아파트 한 채”라고만 생각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언제(예: 5년 안), 어느 지역(예: 서울 외곽·수도권 핵심역세권 등), 어느 가격대(예: 5억, 7억, 10억 이하) 정도까지는 숫자로 구체화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월·연 단위 저축 목표와 투자 전략이 현실적으로 나옵니다.

② 서울만 바라보지 말고 ‘생활권 기준’으로 넓게 보기

집의 가치는 행정구역이 아니라 생활권에서 결정됩니다. 서울 주소가 아니라도, 1시간 안에 출퇴근 가능하고 인프라가 갖춰진 수도권 지역이라면 실거주 관점에서는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무조건 강남, 무조건 마포”로 좁히기보다, “서울 직장 기준 1시간 이내, 환승 1~2회, 역세권 + 구축”처럼 조건을 재설정해 보는 것도 전략입니다.

③ 청년·신혼부부·무주택자 대상 정책 꼼꼼히 활용하기

청년·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은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모든 제도를 완벽히 숙지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다음 유형은 체크해 볼 만합니다.

  • 주택 구입자금 지원 : 저리 대출, 보금자리·디딤돌 성격의 상품, 생애 최초 우대금리 등
  • 전세자금 지원 : 청년 전세자금 대출, 보증금 일부를 낮은 금리로 조달
  • 공공임대주택 : 중장기적으로 주거비를 낮춰 종잣돈 모으는 데 도움
  • 공공분양·특공 : 청약 가점이 낮아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

중요한 건 “나중에 한 번 보지 뭐”가 아니라, 연 1회 이상 제도 변화 체크를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④ ‘전세는 소비, 자가만 자산’이라는 흑백 논리는 버리기

 

전세·월세는 분명 비용입니다. 하지만 ‘자가 아니면 모두 실패’라는 사고에 갇히면, 지금 가능한 것들을 놓치게 됩니다. 전·월세를 살더라도 매달 일정 금액을 IRP, 연금저축, ETF 등으로 꾸준히 투자하면 10년 후에는 집값을 따라가지는 못해도, 아무것도 안 한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집”을 목표로 삼되, 그 과정에서 금융 자산을 같이 키우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30대라면 시간이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복리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⑤ 멘털 관리도 전략의 일부다

부동산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지금 안 사면 평생 못 산다”, “너는 이미 늦었다” 같은 말들이 쏟아집니다. 이런 말들은 현실을 자극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 각자의 삶을 대신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내 집 마련은 단거리 100m가 아니라 10년짜리 마라톤에 가깝습니다. 중간중간 휴식도 필요하고, 전략 수정도 필요합니다. 정보는 적극적으로 보되, 비교와 조급함에 휘둘리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한 전략입니다.


5. 서울 30대 무주택 53만 시대, 우리가 읽어야 할 메시지

 

서울 30대 무주택 가구가 역대 최대라는 숫자는 단순히 “집값이 비싸다”라는 푸념을 넘어, 청년·30대의 삶의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한편으로는 결혼·출산·자산 형성의 타이밍이 전반적으로 뒤로 밀리면서, 전통적인 “직장 들어가고 → 결혼하고 → 전세·자가 마련”이라는 패턴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숫자로 목표를 세우고, 정책과 금융을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죠. 30대에게 내 집 마련은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지만, “그림의 떡”으로만 남느냐, “긴 호흡의 프로젝트”가 되느냐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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