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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서울 자가 김 부장’에 통신3사 임원도 울었다? 실화 바탕 드라마가 찌른 직장인의 민낯

by thisdaylog 2025.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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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속 중년 남자 부장이 통신사 사무실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강조한 붉은 톤의 썸네일 이미지”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서울 자가 김 부장’)이 화제입니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 “서울 아파트에 대기업 다니는 부장? 성공한 인생 자랑 드라마 아니야?”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 드라마는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 뒤에 숨은 통신사 조직문화, 실적 압박, 구조조정, 책임 떠넘기기를 아주 적나라하게 찌르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 3사 전·현직자들은 “이거 거의 KT 실화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실제로 임원급 중에는 드라마를 보다가 눈물이 핑 돌았다는 사람도 나왔다고 하죠. 오늘은 이 드라마가 왜 이렇게까지 통신업계와 직장인들의 속을 후벼 파는지, 실제 사건과 연결되는 장면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서울 자가 김 부장’, 왜 다들 KT를 떠올릴까?

우선 업계에서는 이 드라마의 가상 통신사 ACT(에이시티)의 모티브가 사실상 KT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 통신 3사 중 ‘부장’ 직급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은 KT뿐이다.
  • SK텔레콤: ‘팀장-매니저’ 2단계 구조로 이미 직급 간소화 완료
  • LG유플러스: ‘책임-선임-사원’ 3단계 구조, ‘부장’ 개념 없음

드라마 제목부터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입니다. 대기업 + 서울 자가 + 통신사 부장이라는 조합 자체가, 과거 한국 사회가 상상하던 “완벽한 성공 서사”를 상징합니다. 하지만 드라마 속 김 부장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내부 정치, 갑질 고객, 무리한 실적 목표, 위에서 떨어지는 책임 전가 사이에서 매일 버틸 힘을 갉아먹히는, 지쳐버린 중간관리자의 얼굴에 가깝습니다.


2. 잇섭 인터넷 속도 폭로 사건이 드라마로? — ‘아이티 보이’ 에피소드

 

이 드라마를 본 통신업계 관계자들이 특히 뜨끔한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드라마 속 유명 유튜버 ‘아이티 보이’의 초고속 인터넷 속도 저하 폭로 에피소드입니다.

극 중에서 김 부장은 ACT의 10기가 인터넷이 정상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는 폭로 영상이 퍼지면서, 온갖 민원과 문제 해결을 떠안고 뛰어다닙니다. 이 장면은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에게, 실제로 이슈가 됐던 유튜버 ‘잇섭’의 KT 10기가 인터넷 품질 논란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실제 사건에서는 인터넷 속도가 약속한 수준으로 나오지 않았고, 소비자 기만 문제가 제기되며 큰 논란이 됐습니다. 결국 규제기관이 나서 조사했고, 과징금까지 부과되면서 통신사 이미지는 크게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그 상황을 그대로 복사해 온 것처럼, 위에서 만든 상품의 문제를 현장에서 뒤치다꺼리하는 김 부장의 현실을 그립니다.

시청자는 여기서 자연스럽게 묻게 됩니다. “실제 현장 직원들은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이런 민원을 버티고 있었을까?”, “위에서는 상품과 광고만 멋지게 만들어 놓고, 책임은 누구에게 떠넘기고 있는가?”


3. 골프장 담합 장면, 진짜 있었던 일이다

 

또 하나의 강렬한 장면은 통신 3사 임원들이 골프장에서 만나 공공사업 입찰을 담합하는 에피소드입니다. 극 중에서 이들은 누가 어떤 사업을 가져갈지 조율하며, 사실상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입니다. 결국 김 부장의 홀인원 기념사진이 결정적인 증거가 되어 공정위에 적발되는 전개로 이어지죠.

이 장면 역시 허구만은 아닙니다. 현실에서도 통신사·계열사들이 공공 전용회선 사업 입찰을 두고, 낙찰 예정자·들러리 업체를 미리 정하고 금전적 대가를 주고받은 사례가 적발된 적이 있습니다. 결국 수십억 원 대의 과징금이 부과되었고, 통신사들의 고질적인 담합 관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드라마는 이 사건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시청자에게 한 가지 메시지를 던집니다. “당신들이 뉴스에서 봤던 그 담합, 그 뒤에는 현장에서 뛰는 수많은 김 부장들이 있었다”라고.


4. 통신사 임원들이 ‘눈물까지 흘렸다’는 이유

 

흥미로운 건, 이 드라마에 크게 찔린 건 말단 직원들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통신사 임원들 중 일부는 “우리 과거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몇몇 장면은 솔직히 부끄럽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고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포인트들이 임원들에게도 뼈아프게 다가온 것으로 보입니다.

  • 사건이 터지면 위에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중간관리자에게 모든 부담이 전가되는 구조
  • 수년 전부터 지적되던 조직문화·경쟁 관행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끄집어 올라온 점
  • 직원들의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는 자조 섞인 대사들

결국 ‘서울 자가 김 부장’은 통신사 임원들에게도 거울 같은 작품입니다. 성과 중심 구조의 그림자가 어떻게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이제는 바꿔야 하지 않겠냐”는 무언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5. 드라마 속 김 부장의 좌천, 그리고 실제 통신사 인력 재배치

 

극 중 김 부장은 결국 본사 영업에서 밀려나 지방 공장의 안전관리자로 좌천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지점이 있습니다. 실제 통신 3사는 생산라인을 가진 제조업 공장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설정만큼은 “현실과 다소 다른 과장된 장치”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방향성 자체는 현실을 비트는 풍자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통신사에서도 대규모 구조조정·사업 재편이 있을 때, 직원들이 지방 영업조직이나 네트워크 유지보수, 인프라 관리 부서로 이동하는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전보” “재배치”라는 표현을 쓰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좌천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드라마는 이런 현실 감정을 김 부장의 스토리에 그대로 심어 놓았습니다.


6. “서울 자가에 대기업 부장”이 더 이상 부러움의 대상이 아닌 이유

 

한때 한국 사회에서 “서울에 집 있고, 대기업 다니는 부장”은 거의 인생 승리자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집값은 치솟았고, 일하는 사람들의 정신적·육체적 피로는 극에 달했습니다. MZ 세대는 더 이상 명함 속 직급 자체를 인생의 목표로 보지 않습니다. 게다가 구조조정·AI 전환·조직 슬림화 등으로, “부장까지 살아남는 것” 자체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서울 자가 김 부장’은, 겉보기에는 모든 걸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불안과 피로, 조직 내 정치와 싸우는 “위태로운 중산층의 초상”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며 뜨끔한 건 통신사 임원들만이 아닐 겁니다. 공기업, 제조업, IT, 금융, 스타트업까지, “어디서 일하든 결국 사람 사는 직장은 비슷하구나” 하는 묵직한 공감이 따라옵니다.


7. 직장인이라면 이 드라마를 봐야 하는 이유

 

이 드라마는 통신사 내부의 생생한 디테일 덕분에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화제가 됐지만, 사실은 모든 직장인에게 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성과와 책임 사이에서 끼인 중간관리자의 고통
  • AI·디지털 전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인력 구조조정
  • 위로 올라갈수록 말과 행동의 간극이 커지는 경영진
  • “안정된 직장”이라 믿었던 곳이 흔들릴 때 느끼는 정체성 붕괴

이 모든 감정들이 김 부장이라는 캐릭터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웃다가도, 어느 순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저건 내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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