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가구 중 6 가구는 ‘내 집’ 있지만… 청년·신혼부부의 집은 왜 더 멀어질까?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주거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자가보유율은 61.4%. 숫자만 보면 “그래도 절반은 넘게 자기 집이 있네?”라는 생각이 들죠. 하지만 통계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얼굴이 보입니다. 특히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14년을 모아야 한다는 ‘PIR 13.9배’ 현실, 임차 비중 80%를 훌쩍 넘는 청년가구, 고시원·컨테이너 등 주택 이외 거처에 사는 비율이 전체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청년들. 숫자는 잔인하지만, 동시에 지금 우리가 어디쯤 와 있는지 정확히 보여줍니다.
■ 10가구 중 6 가구는 자가 보유, 겉으로는 좋아 보이는 통계
2024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가보유율은 61.4%입니다. 전년보다 0.7%p 올라간 수치로, 지역별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였습니다.
- 도지역: 69.4%
- 광역시: 63.5%
- 수도권: 55.6%
실제로 자가에 거주하는 비율은 58.4%로 전년보다 1.0%p 증가했고, 수도권도 52.7%로 소폭이나마 올랐습니다. 점유 형태로 보면 전체 가구의 자가 58.4% · 임차 38.0% · 무상 3.6% 구조입니다.
여기에 평균 주택 거주기간은 8.4년으로 5개월 늘어났고, 자가가구는 11.5년, 임차가구는 3.6년을 한 집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이미 집을 가진 사람들은 조금 더 오래, 안정적으로 머무르고 있다는 뜻이죠.
■ PIR 13.9배, “서울에서 집 사려면 14년이 걸린다”
많은 사람들이 체감하는 가장 현실적인 숫자는 단연 PIR(Price Income Ratio)입니다. PIR은 한 도시에서 집을 사기 위해 연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몇 년을 모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2024년 기준 서울의 PIR 중간값은 13.9배. 말 그대로라면,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약 14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적금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서울 다음으로 높은 지역도 세종(8.2배), 경기(6.9배), 대구(6.7배), 인천(6.6배) 순으로, 수도권 전체 PIR 역시 8.7배까지 올라갔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집 사겠지”라는 말이 점점 힘을 잃는 이유입니다.
■ 1인당 면적은 비슷, 가구당 면적은 줄어든 아이러니
1인당 주거면적은 36㎡로 전년과 동일합니다. 도지역(40.2㎡)이 가장 넓고, 광역시(36.7㎡), 수도권(33㎡) 순이죠.
그런데 가구당 평균 주거면적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습니다. 가구 형태가 1~2인 가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1인당’으로 보면 그럭저럭인데, 한 집당 넓이는 체감상 줄어드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지난 2년 내 이사한 가구 비율(주거 이동률)은 30.3%로 1.9% p 줄었습니다. 이사 사유 중 가장 많은 건 시설·설비 개선(47.2%), 그 다음이 직주근접(30.6%), 교통 편리(25.5%)입니다. 한 번 마련한 집에서 더 오래 버티면서, 이사가 필요할 때도 ‘통근시간’과 ‘교통’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모습입니다.
■ 청년·신혼부부의 현실: 자가 비율은 낮아지고, 최저주거기준 미달은 늘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지표만 따로 떼어 보면 상황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토부의 특성가구 분석 결과를 보면, 청년·신혼부부는 전반적인 지표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 자가 점유율 하락
-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 증가
- 임차 비중 증가
특히 청년가구의 임차 비중은 무려 82.6%. 주택이 아닌 고시원·컨테이너 등 ‘주택 이외 거처’에 사는 비율도 5.3%로, 전체 평균(2.2%)의 두 배가 넘습니다.
신혼부부 역시 전세·월세에 머무는 비율이 여전히 높고, 자녀 계획을 세우기 전에 주거 문제부터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혼이냐, 내 집 마련이냐”가 아니라 “주거 안정이 돼야 결혼을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 고령가구는 오히려 주거 여건 개선… 세대 간 격차가 더 커졌다
흥미로운 점은 고령가구의 지표는 오히려 개선됐다는 점입니다. 자가 보유율과 주거 안정성이 높아지고,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이미 집을 가진 세대는 더 안정되고, 집이 없는 젊은 세대는 더 불안해지는 구조가 강화된 셈입니다. 한국 사회의 자산 격차와 세대 갈등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사람들이 원하는 주거 정책: “대출 지원 먼저, 그다음이 공공임대”
주거정책에 대한 수요 조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 32.0%
- 전세자금 대출지원: 27.8%
- 월세보조금 지원: 12.2%
- 장기 공공임대주택 공급: 10.9%
나요. 자가가구는 “대출이자라도 좀 줄여 달라”며 주택 구입자금 지원을, 전세가구는 전세대출 지원을 가장 필요로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여전히 “언젠가 내 집을 갖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그 과정에서 대출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의미입니다.
■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현실적인 체크 포인트
이제 통계를 실제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해 볼 차례입니다. 청년·신혼부부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챙겨야 할 포인트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PIR 수치를 참고해 ‘내가 원하는 지역’의 현실을 직시하기
서울·수도권만 바라보다가 10년, 15년이 훌쩍 지나버릴 수 있습니다. - 주거 기준을 ‘면적’이 아니라 ‘안정성’ 중심으로 재설정
전세·월세라도 장기 거주 가능한 집인지, 이사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 정부·지자체의 대출지원·청년주택·신혼부부 특별공급 정보를 꾸준히 확인
한 번의 청약·한 번의 정책이 인생의 타이밍을 크게 바꿀 수 있습니다.
주거 문제는 결국 ‘한 번에 해결’이 아니라 “지금보다 한 단계 나은 환경으로 조금씩 옮겨가는 과정”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Q&A: 2024 주거실태조사, 이것만은 알아두자
Q1. 자가보유율이 61.4%인데, 왜 청년·신혼부부는 힘들다는 건가요?
전체 평균은 올라갔지만, 청년·신혼부부의 자가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집을 이미 가진 세대가 더 안정되는 동안, 집이 없는 세대의 부담은 계속 커지는 구조입니다.
Q2. 서울 PIR 13.9배는 어느 정도로 심각한 수치인가요?
연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집을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14년이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생활비를 쓰면서 저축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체감 기간은 이보다 훨씬 길다고 볼 수 있습니다.
Q3. 청년가구의 임차 비중 82.6%는 어떤 의미인가요?
대부분의 청년이 전세·월세에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고시원·컨테이너 등 비주택 거처 거주 비율도 전체 평균의 두 배가 넘는 5.3%에 이릅니다.
Q4. 신혼부부에게 가장 필요한 주거 정책은 무엇으로 조사됐나요?
신혼부부를 포함한 많은 가구가 주택 구입자금 대출지원과 전세자금 대출지원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내 집 마련’과 ‘전세 안정’이 여전히 핵심 과제로 자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Q5. 앞으로 청년·신혼부부가 집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전략은 무엇일까요?
먼저 내가 원하는 지역의 가격 수준(PIR)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주택·대출지원·특별공급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단기간에 ‘내 집 마련’을 완성하기보다는, 몇 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주거 수준을 높이는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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