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겨울 여행의 1순위는 언제나 일본이었다. 눈 덮인 홋카이도, 온천, 스키 리조트는 매년 한국·중국 여행객의 겨울 버킷리스트였다. 그러나 최근 여행 시장의 지형도가 완전히 뒤집히고 있다. “일본 대신 러시아를 간다”는 흐름이 현실이 됐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외교·심리·콘텐츠·가격이 합쳐진 목적지 전환 현상이다.
여행 플랫폼의 호텔 예약·항공권 데이터는 이 변화가 얼마나 급격한지 보여준다. 겨울 여행 예약 흐름이 일본에서 빠져나오며 러시아와 동남아로 전환되고 있고, 특히 러시아는 약 2개월 사이 예약이 두 배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는 이 상황을 “중국·동아시아 여행 수요 판도가 처음으로 대대적인 재편을 맞은 시점”이라 분석한다.
📌 일본의 빈자리, 러시아가 채웠다
최근 2주 동안 러시아 호텔 예약은 작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단순히 검색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실제 결제로 이어진 수요다. 여행 플랫폼의 항공권 예약 역시 같은 기간 약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 이는 ‘호기심’이 아닌 확정 의사를 가진 여행자의 이동이라는 뜻이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일본에서 빠진 여행 수요가 단편적인 대체 목적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유사 경험을 제공하는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일본 홋카이도의 눈·스키·온천 경험을 찾던 여행객이, 비슷한 겨울 체험이 가능한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무르만스크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여행업 관계자는 “2개월 동안 예약량이 두 배로 뛴다는 건 단순 반짝 수요가 아니라 항공 노선 조정과 운임 변화를 유발하는 ‘실제 시장 이동’”이라고 설명한다.
❄️ 러시아가 겨울 인기 여행지가 된 진짜 이유
1) 일본과 ‘체험 구조’가 비슷하다
외부 조건이 유사하다. 겨울 설경, 강한 추위, 스키·빙하·눈축제 등 경험적 요소는 홋카이도와 닮아 있다. 그런데 여행자 입장에서 러시아는 일본보다 더 새롭고 더 극적인 비주얼을 제공한다. 여행 경험의 가치가 커지는 셈이다.

2) 오로라 성지 ‘무르만스크’
특히 무르만스크는 SNS에서 가장 강력한 바이럴 포인트를 가진 도시다. 북유럽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고, 영화 속 빙설 풍경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중국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러시아 오로라 여행은 가성비 종결자”라는 표현까지 사용된다.

3) 바이칼의 ‘푸른얼음’이 만든 상징성
바이칼 호수의 투명한 얼음, 아이스 스케이팅, 얼음 박물관과 빙벽 등은 겨울 콘텐츠 시장에서 독보적이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이를 단순 관광이 아니라 ‘버킷리스트’로 인식한다. SNS가 곧 여행 동기부여 시스템이 된 시대에서 러시아는 가장 강력한 콘텐츠 공급자다.

📸 SNS는 러시아를 ‘바로 가야 하는 목적지’로 만들었다
최근 여행 콘텐츠의 소비 방식은 여행사의 광고가 아니라 개인 후기 → 영상 → 바이럴 → 예약의 순환 구조로 움직인다. 특히 단기 확산력이 강한 중국 SNS에서 러시아 오로라·빙호·유럽풍 도시의 야경이 폭발적으로 공유되며 수요를 끌어모았다.
여행 콘텐츠 분석가들은 이를 “소비자의 심리가 한 번에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 국가가 외교적 이슈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면, 그 수요가 가장 빠르게 다른 경험 공간으로 이동한다. 이번 겨울은 그 이동의 중심이 러시아였다.
💰 단순히 ‘싸서’가 아니다 — 비용 대비 만족도
많은 이들이 “엔저인데 왜 러시아를 가냐”라고 묻는다. 하지만 이번 수요 이동의 핵심은 환율이 아니라 체험의 ROI(Return On Experience)다.
- 호텔 비용: 북유럽·일본 대비 합리적
- 식사: 1인당 외식 예산이 상대적으로 부담 낮음
- 고급 액티비티 접근성: 오로라 투어·빙하 투어·스키 등
여행자에게 중요한 것은 절대가격이 아니라 ‘한 번의 여행에서 얻는 감정·콘텐츠·경험 가치’다. 러시아는 이 점에서 일본보다 더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다.
🧭 문화적 거리감도 작용한다
여행은 심리다. 일본과 지속되는 외교 갈등은 여행 결정을 망설이게 한다. 반면 러시아는 중국과 전략적 친밀도가 높아, 심리적 진입장벽이 낮다. 이 부분은 특히 중국 여행자들에게 강하게 작용한다.
중국인의 여행 선택은 안정감·환대 이미지·정서적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일본에 대한 불안과 피로가 쌓이며 러시아에 대한 상대적 선호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러시아의 관광 전략 —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러시아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동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관광정책을 전개했다. 비자 완화, 중국어 안내 인프라, 둘러보기 쉬운 패키지 구성 등 “친중·친아시아 여행 설계”를 꾸준히 해왔다. 이번 일본 여행 이슈는 그 전략을 가속한 셈이다.
직항 노선 회복 속도 역시 빠르고, 대도시 중심 관광과 자연 관광이 동시에 가능한 구조도 경쟁력 요소다.
🔮 전문가 전망 — 이번 겨울은 시작일 뿐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일시적인 반사이익이 아니라 겨울 여행 패턴 재편의 신호로 본다. 여행업계는 “비-일본·친-러시아·다변화” 흐름이 최소 내년 겨울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여행 산업은 이동이 시작되면 쉽게 원상 복귀하지 않는다. 수요가 안정되면 러시아는 일본·한국·동남아와 함께 아시아 여행자의 겨울 핵심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번 겨울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변곡점이다.
정리
일본 중심의 겨울여행 시대는 흔들리고 있다. 외교 갈등, SNS 바이럴, 비용 대비 만족도, 그리고 여행 콘텐츠의 특성 변화를 통해 러시아는 가장 강력한 대체 목적지가 됐다. 여행자는 “낯선 경험을 합리적으로 얻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한다. 그 답이 이번 시즌은 러시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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