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멕시코 북부 국경 지역에서 ‘사람과 동물의 살을 파먹는 구더기’로 불리는 신세계 나사벌레(New World Screwworm, NWS)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전 세계 축산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양국이 반세기 전 박멸 선언을 했던 해충이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은 단순한 ‘벌레 뉴스’가 아닙니다.
이것은 생태계와 인류의 공존을 위협하는 생물학적 역습이자, 방역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내는 경고입니다.
1️⃣ ‘살 파먹는 구더기’의 정체: 신세계 나사벌레란?
신세계 나사벌레(New World Screwworm, 학명 Cochliomyia hominivorax)는 파리과에 속한 기생파리의 애벌레로,
그 이름처럼 숙주의 살 속에 나사를 박듯 파고드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구더기는 죽은 조직이나 부패한 상처를 분해하지만,
이 종은 살아 있는 조직을 먹이로 삼는다는 점에서 악명이 높습니다.
암컷 파리는 사람이나 동물의 상처에 알을 낳고,
부화한 유충이 그 상처 속으로 파고들며 조직을 갉아먹습니다.
이 과정에서 숙주는 극심한 통증과 괴사, 세균 감염,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2️⃣ 멕시코에서의 첫 감염 사례…“이미 국경까지 왔다”
2025년 10월 초,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모렐로스 지역에서 송아지 한 마리의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멕시코 농축산물안전청(SENASICA)은 즉시 방제 프로토콜을 가동해
해당 개체를 격리하고 구충제 이버멕틴을 투여했으며, 함께 운송된 다른 84마리는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지역은 미국 텍사스와 인접한 국경 지역으로,
NWS의 확산이 북상할 경우 미국 본토로의 재침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입니다.
3️⃣ 과거에 이미 사라졌던 해충… 왜 다시 나타났나?
1950~60년대 미국과 멕시코는 이 나사벌레를 박멸하기 위해
‘불임 수컷 파리 방생(SIT, Sterile Insect Technique)’ 전략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수컷 파리를 방사선으로 불임 처리한 뒤 대량으로 자연에 방출해
암컷과 교미하더라도 알이 부화하지 않도록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 덕분에 1980년대에 미국과 멕시코는 공식적으로 NWS 박멸을 선언했지만,
최근 파나마 → 과테말라 → 멕시코 북상 루트를 통해 다시 등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열대 곤충의 북상 현상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4️⃣ 나사벌레 감염, 인간에게도 치명적
나사벌레는 동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상처가 있는 피부에 파리가 알을 나으면,
부화한 유충이 피부를 파고들어 근육 조직을 먹어치우며 괴사와 염증을 유발합니다.
이 증상은 **‘피부 나사벌레증(Myiasis)’**이라 부르며,
치료하지 않으면 패혈증으로 발전해 사망할 위험도 있습니다.
특히 야외 활동이 많은 농부, 목축업자, 군인, 노숙인, 그리고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직접적인 감염 위험군으로 꼽힙니다.
5️⃣ 멕시코 정부와 미국의 긴급 대응
멕시코 정부는 가축 이동 시 72시간 전에 구충제를 투여하도록 규정하고,
국경 방역망을 강화했습니다.
미국 농무부(USDA)와 동식물검역소(APHIS)는
즉시 현장 조사팀을 투입해 감염 경로를 추적 중입니다.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은
“이번 사례는 최근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건과 직접적 연관은 없다”면서도,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일시적으로 멕시코산 가축 수입을 중단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이 조치는 단기적 피해보다 국내 축산업 전반의 방역 체계 유지를 우선시한 결정으로 평가됩니다.
6️⃣ 나사벌레가 주는 경고: ‘지구는 연결되어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지역 해충 문제가 아닙니다.
전염병과 해충은 국경을 가리지 않으며,
기후 변화·이동성·생태계 교란이 결합되면
언제든 새로운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최근 기온 상승으로 열대성 곤충의 생존 지역이 확대되면서,
한국 역시 ‘생물학적 신종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7️⃣ 우리가 알아야 할 예방 수칙
- 해외여행 시 야외 동물 접촉 금지, 상처 부위 노출 최소화
- 동물 사육 시 정기적 구충제 투여
- 의심 증상 발생 시 즉시 병원 또는 보건당국 신고
-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상처 관리 철저히
8️⃣ 결론: 나사벌레, 과학이 멈추면 재앙은 돌아온다
나사벌레는 단순한 곤충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이 잠시 잊은 방역의 역사이자,
기후 위기의 새로운 얼굴입니다.
멕시코 국경의 작은 송아지 한 마리에서 시작된 이 경고가
머지않아 전 세계 축산과 인류 보건 체계의 시험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구는 이미 경고했습니다 — 생태계의 경계는 인간의 지도보다 훨씬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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