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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카락, 다시 자랄 수 있을까?
탈모는 이제 중년 남성만의 고민이 아니다. 2030 세대 여성들 사이에서도 ‘정수리 볼륨’과 ‘M자 이마’는 현실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탈모 치료제들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완전한 해결책은 없다. 대표적인 약물인 **미녹시딜(minoxidil)**은 모낭을 자극해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도록 돕지만, 효과가 느리고 개인차가 크며 흡수가 잘 안 되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최근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stevia)**가 미녹시딜의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이어트 음료에 들어가는 달콤한 성분이 탈모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말, 얼핏 들으면 믿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2. 스테비아, 설탕보다 단데 탈모엔 왜 좋을까?
스테비아는 남미 원산의 허브 식물로, 설탕보다 200~300배 단맛을 내는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은 인체에 무해하며, 전 세계 4만여 개 식품과 음료에 사용될 만큼 안전성이 입증된 천연 감미료다.
연구진은 바로 이 스테비오사이드가 두피 내 미녹시딜 흡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스테비아를 단맛 내는 용도로가 아니라 **‘약물 전달 보조제’**로 쓴 것이다.
이 조합을 구현하기 위해 연구팀은 미녹시딜과 스테비오사이드를 함께 담은 **미세바늘 패치(microneedle patch)**를 제작했다.
3. 쥐 실험에서 나타난 놀라운 변화
실험은 탈모가 유도된 실험쥐를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 ① 아무 처치도 하지 않은 그룹
- ② 미녹시딜만 바른 그룹
- ③ 약물이 없는 미세바늘 패치만 붙인 그룹
- ④ 미녹시딜 + 스테비오사이드 패치를 붙인 그룹
35일이 지난 뒤, 차이는 극명했다.
무처치 그룹과 빈 패치 그룹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미녹시딜만 사용한 그룹은 탈모 부위의 약 **25%**에서 털이 재생됐다.
하지만 미녹시딜과 스테비오사이드를 함께 사용한 그룹은 2주 만에 털이 나기 시작했고, 한 달 뒤에는 67.5%나 덮였다.
즉, 스테비아를 섞은 조합은 미녹시딜 단독보다 약 2.5배 높은 모발 재생률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스테비오사이드가 미녹시딜의 체내 흡수를 높여 약효를 극대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4.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스테비아의 탈모 개선 효과는 단순한 ‘성분의 마법’이 아니다.
그 핵심은 **‘약물 전달 효율’**에 있다.
미녹시딜은 피부를 잘 통과하지 못해 효과가 떨어지는데, 스테비오사이드가 이를 도와 약물이 모낭까지 더 깊게 도달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미세바늘 패치는 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내어 성분이 쉽게 흡수되게 하며, 통증이나 상처 없이 빠른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
쉽게 말해, 스테비아는 미녹시딜이 두피 속으로 들어가도록 ‘문을 열어주는 열쇠’ 역할을 한 셈이다.
5. 그러나 아직은 ‘기초 연구 단계’
흥미로운 점은 많지만, 아직 쥐 실험 수준의 연구 결과다.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선 임상시험과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
스테비오사이드가 미녹시딜의 흡수를 높이는 건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서 두피 자극이나 염증 반응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또한 탈모는 호르몬, 유전,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한 가지 성분만으로 ‘완치’가 되긴 어렵다.
즉, 이번 연구는 탈모 치료의 가능성을 확장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지, ‘즉시 효과’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6. 천연물 기반 탈모 치료제의 새로운 흐름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천연 성분을 활용한 탈모 치료제 연구가 활발하다.
카페인, 로즈메리 오일, 녹차 추출물 등이 이미 두피 혈류 개선이나 항산화 효과로 주목받고 있고,
이번 스테비아 연구는 이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 스테비아처럼 식품 원료로 안전성이 확보된 성분은, 임상 진입 속도도 빠를 수 있다.
향후 이 연구가 인체 실험까지 이어진다면,
‘감미료에서 출발한 탈모 치료제’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7. 정리 — “단맛이 머리를 살릴 수 있을까?”
이번 연구는 기존 탈모약의 한계를 천연물로 보완하려는 시도의 좋은 예다.
스테비아가 미녹시딜의 효과를 2배 이상 끌어올린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약물의 흡수율을 높이고, 두피 자극을 줄이는 ‘부드러운 치료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물론 지금 당장 ‘스테비아 탈모약’을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분명 탈모 치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언젠가 약국에서 “스테비아 함유형 미녹시딜 패치”를 만날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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