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한 편이 현실 문화를 바꾸고 있다.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 검은 정장을 입은 20~30대 여성들이 새벽부터 줄을 선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이들은 모두 카카오페이지 인기 웹소설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괴담출근)’의 팬들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괴담출근’ 팝업스토어 전시 ‘어둠탐사기록: 살아남은 자의 기록 전’은 첫날부터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일부 팬은 전날 밤부터 텐트를 치고 대기했고, 전시의 비공식 드레스코드 ‘정장’을 맞춰 입고 등장했다. 소설 속 주인공 김솔음이 늘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팬들은 “소설 속 세계관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며 몰입형 팬덤 문화를 보여줬다.
‘괴담출근’, 백덕수 작가의 또 다른 신드롬
‘괴담출근’은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데못죽)’으로 웹소설 IP 신화를 쓴 백덕수 작가의 후속작이다. 공개 5일 만에 카카오페이지 역대 최단기간 ‘밀리언페이지(누적 관람자 100만·매출 100만 달러)’를 달성했고, 조회 수는 2억5000만 회, 누적 댓글은 44만 5000개를 돌파했다. 스토리 흡입력, 캐릭터 설정, 완벽한 떡밥 회수로 ‘괴담 장르의 기준’을 새로 세웠다는 평가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백 작가는 현대 판타지 장르에서 독보적이며, 여성 팬덤의 화력이 가장 센 작가”라며 “스토리마다 다른 사회적 코드를 녹여내는 점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정장 드레스코드, 팬덤의 몰입형 소비
전시장 안에는 소설 속 괴담 세계관이 그대로 구현됐다. 팬들은 전시 구석구석을 탐험하며 작품 속 ‘도시 괴담’의 주인공이 된 듯 몰입했다. 전시장은 전석 매진에도 불구하고 매일 대기 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굿즈 스토어에서는 주인공의 소품을 모티프로 한 ‘백일몽 주식회사 입사 키트’가 단 하루 만에 완판됐다. 2차 MD 판매가 예고되자 일부 팬은 “새 굿즈가 나오면 또 올 것”이라며 SNS 인증숏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팬심을 넘어, ‘스토리를 소비하는 세대’의 등장을 보여준다. MZ세대는 더 이상 책이나 드라마를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의 경험’을 체험하고, 그 감정과 몰입을 상품으로 구매한다.
웹소설이 만든 ‘멀티 IP 생태계’
‘괴담출근’의 흥행은 웹소설이 IP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다. 이미 웹툰,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의 확장이 진행 중이며, ‘데못죽’ 팝업스토어가 2만 명 방문·매출 1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괴담출근’은 첫 굿즈 판매만으로 5억 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웹소설이 단순한 텍스트를 넘어 현실 공간을 점유하는 서사 매체로 진화하고 있다”며 “정장 차림의 팬들처럼 세계관을 현실에 구현하는 ‘몰입형 소비’가 향후 K-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현실을 뒤흔든 서사, ‘괴담출근’의 상징성
백덕수 작가의 작품은 공포나 판타지 요소를 통해 현실의 구조를 비튼다. 그 안에서 독자들은 “회사에 출근해야만 살아남는 세계”를 경험하며, 현대인의 불안을 공감하고 해소한다. 이처럼 ‘괴담출근 신드롬’은 이야기와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정장을 입고 줄을 선 2030 팬들은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 그들은 하나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모여, 이야기 자체를 ‘살아내는 세대’가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국 웹소설 산업의 새로운 신화가 있다 — ‘괴담출근’.
📌 요약
- ‘괴담출근’: 백덕수 작가의 신작, 괴담 장르를 새로 정의
- 팬덤 문화: 정장 드레스코드·굿즈 소비로 몰입형 경험 확산
- 경제적 효과: 굿즈 매출 5억 원·팝업스토어 매진 신드롬
- 문화적 의미: 웹소설이 현실을 바꾸는 K-콘텐츠 산업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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