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식은 길게 보면 우상향 한다, 미국 배당 ETF는 마음 편한 투자다… 이런 말들을 믿고 꾸준히 돈을 넣어온 서학개미들이 요즘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배당 성장 ETF인 SCHD(슈와브 US 뒤집던 드 에쿼티)죠.
한때 “슈드(SCHD)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왔지만, 최근에는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며 ‘눈물의 대탈출’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사이, SCHD는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무르면서 투자자들의 한숨을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이른바 ‘한국판 슈드’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서도 개인 투자자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배당 챙기며 느긋하게 가려던 계획”이 흔들리는 순간이죠.
이 글에서는 다음 내용을 차분히 풀어봅니다.
- SCHD와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진짜 이유
- 배당 ETF가 시장을 크게 못 이기는 구조적인 원인
- 지금 손절해야 할지, 비중만 조절해야 할지 판단하는 체크포인트
- AI·빅테크 시대, 배당 ETF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SCHD, 한때는 ‘믿고 맡기는 배당 ETF’였다
SCHD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표적인 배당 성장 ETF입니다. 말 그대로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우량 기업을 모아 놓은 상품이죠. 에너지,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산업재 등 비교적 안정적인 섹터의 종목 비중이 큰 편입니다.
이 ETF가 인기를 끈 이유는 간단합니다.
-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기업 위주 편입
-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좋았던 과거 기록
- 비교적 높은 배당 수익률
- 운용보수가 낮은 편이라 장기 보유에 적합
이런 장점 때문에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노후용 미국 배당 통장”처럼 불리기도 했습니다. 매달 꾸준히 매수해서 배당 + 우상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었죠.
하지만… 시장은 AI·빅테크 중심으로 달려가고 있다
문제는 시장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최근 미국 증시의 상승을 이끄는 주인공은 에너지·헬스케어 같은 전통 가치주가 아니라 AI와 빅테크입니다.
S&P500이나 나스닥 지수의 수익률을 자세히 보면,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몇 개 안 되는 대형 기술주에서 나옵니다. 이른바 ‘슈퍼 7’ ‘빅테크 10’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구도죠.
반면 SCHD에 편입된 종목들은 이런 AI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직접 받기 어렵습니다. 경기 둔화, 관세, 금리, 원자재 가격 변화에 더 민감한 전통 가치주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런 그림이 만들어졌습니다.
- 지수(S&P500ㆍ나스닥)는 AI·빅테크 덕분에 상승
- 배당 가치주 위주의 SCHD는 제자리 혹은 마이너스
- 상대 수익률이 벌어지자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자금을 회수
즉, SCHD가 망가졌다기보다 시장 주도 섹터가 바뀌었는데도 포트폴리오는 그대로인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판 슈드,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서도 나타나는 현상
국내 증시에 상장된 TIGER·SOL·ACE·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 등 이른바 ‘한국판 슈드’ ETF들도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미국 고배당·배당 성장주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콘셉트는 비슷하고, 국내 증권 계좌로 손쉽게 매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개인 투자자 자금이 많이 몰렸죠.
하지만 미국 본토에서 가치·배당주의 상대 성과가 떨어지자, 이 ETF들에서도 개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배당주 ETF = 마음 편한 투자”라는 공식이 서서히 깨지는 분위기입니다.
서학개미가 흔히 하는 세 가지 착각
1. “배당 많이 준다 = 항상 안전하다”
배당을 잘 주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배당이 많다고 해서 주가가 항상 오르는 건 아닙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채권의 매력이 커지면서 배당주의 상대 매력은 떨어지고, 경기 둔화가 심해지면 배당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2. “지금 싸 보이는데, 언젠간 제자리로 돌아가겠지”
가치 투자의 핵심은 ‘본질 가치 대비 싸게 사는 것’이지만, 그 가치를 시장이 언제, 어떻게 인정해 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 같은 미래 성장 산업에 시장의 프리미엄이 집중되는 구간입니다. 단순히 과거 차트만 보고 “예전 가격까지는 가겠지”라고 생각하는 건 위험합니다.
3. “ETF니까 자동으로 분산, 알아서 잘해주겠지”
ETF라고 해서 무조건 리스크가 줄어드는 건 아닙니다.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지, 섹터와 스타일이 어떤지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SCHD처럼 배당 성장주 위주라면, 특정 시기에는 시장 평균 대비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SCHD를 팔아야 할까?
가장 궁금한 부분이죠. 답은 한 줄로 정리하기 어렵지만, 아래 네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① 나는 SCHD를 왜 샀는가?
- 연금·노후 대비용 현금흐름(배당)이 목적이었다면,
- 단기간 수익률보다 배당의 안정성이 더 중요합니다.
이 경우라면 단기 수익률 부진 때문에 전량 매도하기보다는, 비중 조절 수준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② 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성장주는 얼마나 되는가?
요즘 시장은 사실상 AI·빅테크 편향입니다. 내 자산의 대부분이 배당·가치주에 묶여 있다면, 성장 섹터 비중을 조금 늘려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③ 환율·세금을 고려한 실제 수익률은?
달러 강세 구간에 매수했다면, SCHD 주가가 비슷해도 환차익 덕에 마이너스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또한 미국 ETF의 배당에는 원천징수 세금이 붙습니다. 장기 투자라면 세후 수익률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④ 지금 파는 이유가 ‘공포’인지, ‘전략 교체’인지?
“남들 다 도망가니까 나도 도망간다”는 심리라면, 이미 늦은 구간일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AI·빅테크·퀄리티 성장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체질을 바꾸는 명확한 전략이 있다면, 일부 또는 단계적 매도는 전략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AI 시대, 배당 ETF는 ‘버려야 할 과거의 유물’일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요즘 분위기만 보면 “배당주는 끝났다”, “이제는 AI만 사면 된다”는 말이 나오기 쉽지만, 그 역시 극단적인 사고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아래처럼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 AI·빅테크 : 변동성 크지만 장기 성장률이 높은 엔진
- 배당·가치주 ETF(SCHD 등) : 포트폴리오의 완충 장치, 현금흐름 역할
즉, 배당 ETF를 완전히 버릴지 고민하기보다 “비중을 줄이고 역할을 재정의하는 단계”로 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성장 섹터의 비중을 늘리되, 배당 ETF는 변동성을 낮추고 꾸준한 캐시플로를 제공하는 보조축으로 활용하는 그림이 현실적입니다.
초보 투자자를 위한 실전 전략 체크리스트
마지막으로, 실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전량 손절이 아니라 ‘단계적 조정’을 기본으로
한 번에 전량 매도·전량 매수는 감정에 휘둘리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 SCHD 비중이 전체 자산의 30%라면 → 15~20%로 줄이고,
- 줄어든 만큼 AI·반도체·클라우드 등 성장 섹터 ETF로 분산
이렇게 구체적인 비중 조정을 통해 ‘공포의 버튼’이 아니라 ‘전략적인 조정’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신규 매수라면, “왜 지금 SCHD인가?”를 먼저 물어보기
이미 AI·빅테크 ETF를 꽤 담고 있고, 변동성이 부담스러워 완충 역할이 필요하다면 SCHD 같은 배당 ETF는 여전히 쓸모가 있습니다. 다만 “과거보다 싸졌으니 언젠간 오르겠지”라는 이유만으로 들어가는 건 피해야 합니다.
3. 같은 배당 ETF라도, 편입 종목과 섹터 비중을 꼭 확인
이름은 비슷해도 ETF마다 성격은 다릅니다. 어떤 상품은 에너지 비중이 크고, 어떤 상품은 금융·헬스케어가 많습니다. 가능하면 섹터 분산이 적당히 되어 있는지, 경기 민감도가 너무 한쪽으로 쏠려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4. 뉴스보다 ‘숫자’를 더 많이 보자
“서학개미 대탈출”이라는 자극적인 기사 제목은 클릭을 유도하지만 내 계좌에 중요한 건 실제 수익률·배당·환율·비중입니다. 숫자를 기준으로 냉정하게 판단하고, 감정은 마지막에 붙는 옵션 정도로만 두는 것이 장기 투자자의 태도입니다.
정리하며 – 돈의 흐름이 말해주는 것
SCHD와 미국배당다우존스 ETF에서 빠르게 자금이 빠져나가는 건 단순히 “이 상품이 나빠서”라기보다 시장 자금의 방향이 AI·빅테크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배당 ETF는 생각보다 지루하고, 때로는 지수보다 뒤처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금·노후·현금흐름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의미 있는 도구입니다. 다만 지금처럼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구간에서는 “한 종목 올인”이 아니라 성장 + 배당 + 현금의 균형이 더 중요해졌을 뿐이죠.
결국 핵심은 하나입니다. “남들이 빠지니 나도 빠진다”가 아니라, “내 목표와 전략에 맞게 비중을 조절한다.” 이 기준만 지켜도, 서학개미의 눈물은 꽤 많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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