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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싹쓸이 소비" 시작된 중국인 무비자 첫날, 명동 다시 살아났다

by thisdaylog 2025.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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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이 다시 붐비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허용 첫날부터 편의점, 마트, 패션 매장, 면세점에 사람들이 몰리며 상권이 활기를 되찾았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됐던 서울 중심 상권이 오랜만에 활력을 되찾으며, 유통업계와 관광업계가 동시에 들썩이는 모습이다. 이번 조치가 단순한 하루 반짝 효과에 그칠지, 아니면 한국 관광산업과 내수경제 회복의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무비자 첫날, 명동을 가득 메운 중국인 관광객

정부는 2025년 9월 30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3인 이상이 여행사를 통해 입국할 경우, 비자 없이 15일간 한국 전역을 여행할 수 있다. 업계는 이번 조치로 약 100만 명의 중국 관광객 추가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첫날부터 서울 명동은 활기를 되찾았다.

  • GS25 명동점의 외국인 결제 매출은 전주 같은 요일보다 100배 증가
  • CU는 전주 대비 25% 매출 상승, 외국인 방문이 많은 홍대·성수·공항 지점은 38% 증가
  • 롯데마트 외국인 특화 매장 10곳은 고객 수 35%, 매출 15% 증가

특히 크루즈 관광객들이 서울역 롯데마트를 방문하면서 과자, 견과류, 김 가공품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과자 판매 1위는 ‘오리온 비쵸비 대한민국’이었으며, ‘농심 빵부장 시리즈’, ‘롯데 제로 후르츠젤리’, ‘HBAF 아몬드 시리즈’, 김부각 등이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패션·화장품 매장도 "중국 손님 효과"

중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리스트는 일상용품에서 패션·뷰티까지 다양했다.

  • 무신사 스탠더드 명동점: 중국인 매출 전주 대비 71% 증가
  • 올리브영: 국경절 연휴 대비 외국인 매장 안내·상품 구성 강화
  • 다이소 명동역점: 화장품·스낵류 비중 확대

명동은 원래 중국인 관광객들의 ‘성지’ 같은 곳이지만, 최근 몇 년간 발길이 줄면서 상권 침체가 심각했다. 이번 무비자 허용은 다시금 **‘K-뷰티·K-패션 쇼핑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면세점, 다시 웃다

면세점 업계도 활기를 되찾았다.

  •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중국 단체 관광객 하루 방문자 2500명, 이달 평균(1000명)보다 2.5배 증가
  • 신라면세점: 고객 수 30% 증가
  • 신세계면세점: 식품 매출 전주 대비 50% 상승

특히 담배·액세서리 매출은 이달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늘어, 면세점의 핵심 매출 품목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식품·스낵류는 단가는 낮아 전체 매출 증가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단순 쇼핑 그 이상, 관광지와 MICE 산업도 주목

중국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은 단순히 유통업계 매출 증가로만 끝나지 않는다. 관광지와 MICE 산업(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 경복궁, 광화문, 청계천, 북촌한옥마을 같은 전통 관광지
  • 에버랜드 같은 테마파크
  • 성수동, 여의도 등 젊은 층 선호 지역

여기에 중추절 연휴 이후 본격적인 기업 단체 관광객 유입이 예고돼 있다. 중국 기업의 포상 관광단이 한국을 찾는다면 호텔, 항공, 교통, 외식업까지 연쇄적인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통업계가 기대하는 "한한령 해제 효과"

중국 단체 관광객의 귀환은 2017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이어져 온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의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당시 중국 정부의 규제로 단체 관광이 막히면서 한국 관광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무비자 허용은 그동안 억눌렸던 중국 내 한국 여행 수요가 폭발할 신호탄일 수 있다. K-팝, K-드라마, K-뷰티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젊은 소비층이 단체 관광을 넘어 **개별 자유여행(FIT)**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남은 과제: "일시적 반짝 효과 vs. 구조적 회복"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무비자 효과가 단기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 크루즈 관광객은 체류 시간이 짧아 소비 규모가 제한적
  • 과자·기념품 등 단가 낮은 품목 위주로 매출이 늘면 실질적 효과가 작을 수 있음
  • 환율, 한중 관계, 중국 경기 침체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유입 규모가 달라질 수 있음

따라서 이번 기회를 단순한 단기 매출 반등으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관광 콘텐츠와 서비스 강화가 필요하다.


결론: 중국인 무비자 첫날, 한국 관광산업에 던지는 신호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허용 첫날, 명동과 주요 상권은 ‘싹쓸이 소비’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활기를 되찾았다. 유통업계와 면세점, 관광지 모두 즉각적인 효과를 확인했지만, 진짜 중요한 건 앞으로다.

이번 조치를 단순한 반짝 호재로 끝낼 것인지, 한국 관광산업 구조적 회복의 전환점으로 만들 것인지는 정부·지자체·기업 모두의 과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 쇼핑·관광·MICE를 아우르는 통합 전략
  • 편리한 결제 시스템과 다국어 서비스 같은 관광 인프라 보강
  •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중동, 유럽까지 포괄하는 다변화 전략

이 세 가지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2025년 가을, 명동에서 시작된 활기는 한국 관광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시험대다. 오늘의 북적임이 내일의 새로운 성장 신호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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